오늘은 부서지다와 부러지다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둘 다 영어로는 broken과 비슷한 뜻입니다. 망가졌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 망가진 정도나 모양에 따라서 부서지다를 쓰거나 부러지다를 씁니다.
접시가 깨지듯이 여러 조각으로 깨지는 것은 부서지다
다리가 부러지듯이 두 조각으로 크게 깨지는 것은 부러지다
부서지다는 조각이 여러개로 나뉘고, 가루도 날리고, 보통 부서지면 고치기가 어려운 정도로 많이 망가졌을 때 씁니다.
부러지다는 보기에 단단하고 길쭉한 무언가가 가운데로 뚝 갈라져 두 조각이 나는 모양일 때 많이 씁니다.
나무는 부러지죠. 팔이나 다리도 부러집니다.
접시는 부서지죠. 조각작품이나 화석 침대나 식탁 같은 가구도 부서집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식탁이 망가졌을 때는 부서졌다고 하는데요. 식탁의 다리가 두 동강이 나면? 부러졌다고 하겠죠.
교통사고나 어떤 큰 사고로 인해 팔이나 다리나 형체없이 다 으깨진다면? 그럴 때는 부서지다를 씁니다.
이렇게 부서지다와 부러지다는 그 결과로 어떤 모양이 되느냐에 따라 쓰임이 바뀝니다.
그런데 만약 모래성이나 건물이 부서지면 부서졌다고 할까요? 아니요. 무너졌다고 합니다. 높이 세운 것이 쏟아져내리면서 부서지는 모양은 무너졌다고 합니다.
다음 예문들을 보면서 맞는 답을 골라볼까요?
- 가로수가 태풍에 부서지면서/부러지면서 차도를 덮쳤어.
- 애인이 바람피는 걸 봤어. 내 마음이 산산이 부서지는/부러지는 것 같았어.
- 그 사고와 함께 내 꿈도 산산이 부러졌어/부서졌어.
- 그렇게 세게 꺽으면 부러지잖아/부서지잖아.
- 사람이 너무 강하면 부러지는 거야
답
1번 부러지면서
2번 부서지는
3번 부서졌어
4번 부러지잖아
5번 부러지는 거야
재미있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도 이 표현을 쓸 수 있다는 건데요. 마음이 아주 아플 때, 내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닐 때, 내가 크게 상처받았을 때도 마음이 부서졌다는 표현을 씁니다. 또한 모래성이 무너져 내렸을 때처럼 마음이 무너졌다고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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