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의 어원
한국에서 쓰이는 외래어 중에는 본래 언어인 영어의 뜻과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Korean와 English가 합쳐졌다 하여 Konglish라고도 하죠. 이렇게 영어와 한국어가 혼용된 이유에는 잘못된 언어습관 탓도 있지만, 과거 역사적인 배경을 이해하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습니다.
오늘 살펴볼 단어는정말 많이 쓰는 파이팅!입니다. 요즘은 파이팅이라고 더 많이 쓰는 것 같네요.
외국 친구들이 물어보죠.
한국애들은 대체 왜 fighting!이라고 하는 거야?
그들에게 fighting은 말 그대로 싸우다의 fight에 ing 붙은 거니까요.
"아, 그런데 진짜 파이팅이 그래서 파이팅이 된 거 아세요?"
6.25 전쟁 당시 미군이 우리나라에 많이 들어오고 많은 미군기지가 많이 생기고, 그 안에서 일하는 한국인들도 많아졌을 때였어요. 하지만 영어를 할 줄 아는 한국사람은 거의 없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겠죠?
미국 병사들이 일과를 끝내고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와 유흥을 위해 내기 복싱 게임을 하는 일이 많았는데요. 선수 외에 다른 군인들이 그 싸움을 구경하면서 옆에서
Fight!
Fight!
Fight!
라고 외치며 싸움을 부추기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때 영어를 잘 모르는 한국인들이 Fight를 응원하는 뜻인 줄로 착각하게 된 거죠.
화이팅입니다
화이팅!
화이팅 하세요!
홧팅 하세요
이 모든 게 "응원합니다"라는 뜻의 화이팅을 쓰는 예입니다.
이쯤 되면 이제 화이팅은 영어가 아니라 한국말에 가깝다고 해야겠어요. 오히려 영어 쓰는 외국인들이 한국 사람들에게
도대체 화이팅이 무슨 뜻이야?라고 물어보는 수준이 되었으니 말이죠. 그렇다면 응원하는 말이 필요할 때, 영어로 뭐라고 할까요?
Cheers! 혹은 Cheer up!이라고 합니다.
Cheers는 흔히 이메일의 끝에 인사하는 말로도 쓰이는데요.
마지막에,
Cheers,
Jane.
이런 식으로 쓰이지요.
우리는 학교에서
Kind regards
Jane.
이렇게 쓰라고 배웠잖아요? 사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이렇게 쓰는 경우는 한 번도 못 봤어요.
또, 술 마실 때 건배하잖아요. 이때도 건배! 대신에 Cheers! 하면 됩니다.
노다지의 어원
파이팅!처럼 역사적으로 영어를 잘못 이해해서 와전된 낱말이 또 있는데, 바로 ‘노다지’입니다.
예문]
여기 완전 노다지야
노다지를 발견했다
그는 이번 사업에 노다지를 꿈꾸며 모든 것을 바쳤다.
노다지는 손쉽게 돈을 벌거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일 또는 장소를 비유적으로 뜻하는 말인데요. 노다지의 본래 뜻은 캐내려 하는 광물이 많이 묻혀있는 광맥이랍니다. 예를 들어 금을 캐려는데 금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곳을 발견하면 “여기 노다지다!’하고 소리치겠죠? 그러니 돈을 많이 벌어들일 수 있는 사업이나 장소를 뜻하는 말이 된 것이지요.
그런데 이 노다지라는 말이 어째서 노다지일까에 대해 재미있는 어원이 있습니다.
바로, 영어 No Touch가 노다지가 되었다는 얘긴데요. 한국에서도 예전에는 금광이 있었죠. 영어를 쓰는 서양인들에게 고용되어 일하는 한국인들이 금맥을 발견하면 서양인들이 “No Touch!”라고 외쳤고, 영어를 잘 모르던 한국인들이 이 말을 듣고 금을 노다지라고 여기게 되면서 노다지라는 말이 생겼다는 말인데요.
재미있는 생각이기는 하지만, 벌써 신라시대의 유물만 봐도 황금으로 아름다운 금관을 만들고 각종 장신구를 만들었던 한민족이 금이 뭔지를 몰랐다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 같아요.
파이팅은 위의 설명한 대로 그 어원이 맞을 것 같은데 노다지의 No Touch는 끼워 맞춘 듯한 느낌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국립국어원에 찾아봤더니 노다지의 어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나와있었습니다.
노다지의 어원은 '땅 위로 드러난 광맥, 암석이나 석탄층 부분'을 가리키는 ‘노두(露頭)’와 관련이 깊습니다. 즉 ‘노두’에서 유래한 ‘노다’에 땅을 뜻하는 ‘지(地)’가 붙어 현재의 ‘노다지’가 되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노다지’가 영어의 ‘노타치(no touch)’에서 왔다는 설도 있습니다만 이는 민간 어원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 게 좋겠습니다.
그렇죠? 국립국어원에서 제시한 ‘노두’라는 말에서부터 유래했다는 게 훨씬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한국어 어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새 VS 금세’ 뭐가 맞나요? (0) | 2021.05.02 |
---|---|
생산하다 / 생성하다 의 차이점 (0) | 2021.05.01 |
인가, 인가하다, 인정하다의 차이점 (0) | 2021.04.26 |
분배하다와 분포하다의 차이점 (0) | 2021.04.20 |
여지가 있다와 제약이 있다의 차이점 (0) | 2021.04.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