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곡할 노릇이다”라는 말은 속담인데요.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지만, “곡+하다”는 제사나 장례를 치를 때 일정한 소리를 내면서 큰 소리로 우는 것을 말해요. 보통 “아이고, 아이고”라고 하며 우는데요. 정말로 눈물을 흘리면서 울 때도 있지만 보통은 일정한 강도와 빠르기로 슬픈 노래를 부르듯이 계속 우는 소리를 내는 거예요.
죽은 사람을 애도하며 예의를 지키는 것이죠.
예전에는 더 큰 소리로 더 오랫동안 곡을 할 수록 효자, 효부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귀신이 곡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어때요? 말이 안 되죠?
그래서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는 말도 안 되는 상황,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을 때 쓰입니다.
보통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나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 말을 많이 쓰는데요.
예를 들어 내가 방금 벗어서 걸어둔 코트가 없어지면 이렇게 말합니다.
“어, 방금 여기 걸어뒀는데 어디 갔지? 이것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암만 생각해도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
“아 이것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비슷한 표현으로,
“귀신에 홀린 것 같네” 가 있습니다.
귀신은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는 못하지만, 신비한 힘으로 사람을 홀려 위험에 빠뜨린다고 하죠.
내가 방금 한 행동인데 기억이 안 나거나, 분명히 한 것 같은데, 알고 보니 안 했거나한 것처럼 본인의 행동이 스스로 이해가 안 될 때 씁니다. 마치 내가 내 의지를 가지고 한 게 아니라 귀신에게 홀려서 나도 모르게 어떤 행동을 한 것 같다는 의미지요.
그런데 “귀신이 곡할 노릇”을 잘못 알고 “귀신이 고칼로리”라고 쓰는 사람이 있다니 너무 웃기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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