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와 에서의 용법과 그 차이점

한국어에서 '에'와 '에서'는 모두 장소를 나타내는 부사에 붙여서 쓰이기 때문에 그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요. 특히 외국인으로서 한국어를 배우는 입장에서의 각각의 용법에 대해서 알아두어야 헷갈리지 않고 쓸 수 있습니다.

우선 '에'의 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에'의 용법

'에'는 위치, 이동의 목적지, 시간, 기준 단위를 나타내는 의미로 쓰입니다.

 

1) 위치

가: 책이 어디에 있어요?

나: 가방 안에 있어요.

가: 은행이 어디에 있어요?

나: 저기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세요. 지하철 입구 옆에 있어요.

 

예문에서 보이듯이 보통 ~에 있다, ~에 가다와 함께 위치를 나타내는 말로 쓰입니다. '어디'라는 의문사에 답할 때 자연스럽게 쓰이는 말이죠. ~에 있다와 함께 쓰일 때는 위치를 나타내면서, 움직이지 않고 멈춰있는 상태를 나타내요. ~ 에 가다와 함께 쓰일 때는 동작과 함께 쓰이는 것 같지만, 사실상은 가는 행동이 끝나면 도착하는 장소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위치 용법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서술어와 함께 쓰일수 있는데요. 다양한 서울어와 함께 쓰일 때에도 위치를 나타내는 말로써 이해하면 됩니다.

 

예문] 버스에 사람이 많아요

 

→ 버스 : 사람이 많이 있는 위치로서의 장소

 

이제 자려고 지금 막 침대에 누웠어요.

 

→ 침대 : 눕는 행위가 끝난 후의 공간 위치

 

출입문에 기대지 마시오.

 

→출입문 : 기대는 행위가 끝난 후의 공간 위치

 

2) 이동의 목적지

가: 제인, 어디가요?

나: 병원에 가요.

 

'에'의 두 번째 용법은 이동을 할 때 그 목적지, 도착지가 되는 장소와 함께 쓰이는 용법입니다.

'오다, 다니다, 들어가다, 나가다, 나오다, 도착하다'와 같은 서술어와 함께 쓰입니다. 중요한 점은 '행위가 끝났을 때 있게 되는 장소'라는 것입니다.

 

3) 시간 명사와 함께

'에'는 장소뿐 아니라 시간을 나타내는 명사와도 함께 쓰여서 시간을 나타내는 부사어로 쓰이는데요.

 

가: 보통 저녁에 뭐 해요?

나: 드라마 보면서 쉬어요.

 

하지만 이 시간 명사에는 '에'와 함께 쓸 수 있는 시간 명사와 함께 쓸 수 없는 시간 명사가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에'와 함께 쓸 수 있는 시간 명사: 아침, 저녁, 점심, 6시, 7시..

'에'와 함께 쓸 수 없는 시간명사: 그제, 내일, 어제, 모레, 오늘, 지금, 언제

 

4) 기준 단위

기준이 되는 단위에 붙어서 쓰입니다.

 

(1) 가격의 기준 단위

가: 아저씨, 사과 얼마예요?

나: 세 개에 이 천 원이에요.

 

(2) 횟수의 기준 단위

가: 하루에 몇 번 밥을 주나요?

나: 아침이랑 저녁, 이렇게 두 번 주면 돼요.

 

(3) 행위의 기준 단위

가: 그런 행동은 예의에 어긋나는 겁니다.

그렇다면 '에서'는 어떻게 다를까요?

 

2. 에서의 용법

'에서'는 세 가지 용법이 있습니다. 국적, 행위 장소, 출발점이에요.

 

1) 국적

톰: 제니 씨는 어느 나라 사람인가요?

제니: 저는 미국에서 왔어요.

 

2) 행위 장소

수미: 내일 어디에서 만날까요?

제니: 서울역에서 만나요.

 

3) 출발점

가: 집에서 학교까지 얼마나 걸려요?

나: 버스로 10분 정도 걸려요.

'에'와 '에서'가 헷갈리는 부분이 여기서 두 번째 용법인 행위 장소와 '에'의 첫번쨰 용법인 위치인데요. 둘 다 장소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어떤 것을 써야할지 모르겠다고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가장 큰 차이점은 '에서'의 행위장소 용법은, 그 행동을 그 장소에서 한다는 뜻이에요.

 

다음 두 문장을 볼까요?

 

예문]

집에서 자요.

집에 가요.

 

'집에서 자요'라는 문장에서는 자는 행동을 어디에서 하죠?

집에서 하죠.

이럴 때는 '에서'를 붙여요.

 

'집에 가요'라는 문장에서는 가는 행동을 집에서 하나요?

아니죠?

어딘가에서 집으로 가서, 도착하면 집에 있게 되는 거죠?

 

이렇게 행동의 결과로써 어떤 장소에 있게 될 때는 이의 위치용법, 어떤 행동을 그 장소에서 할 때는 '에서'의 행위 장소 용법이라고 구분할 수 있어요.

 

또한, 에의 두 번째 용법인 이동의 목적지와 에서의 세 번째 용법인 출발점도 헷갈릴 수 있지만, 사실 방향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한번만 외워두면 안 헷갈릴수 있어요.

 

예문]

집에서 학교에 가요.

 

집(출발) → 학교(목적지)

 

시장에서 집에 왔어요.

 

시장(출발)→ 집(목적지)

 

이렇게 반대죠?

 

에와 에서의 용법에서 서로 다른 쓰임새들을 배우고, 특히 두 조사 간에 헷갈리는 부분을 공부하고 나면 에와 에서를 더 이상 헷갈리지 않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