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에는 무엇을 세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말을 씁니다. 이때 쓰이는 명사를 수량 표시 단위 명사 혹은 명수사 혹은 단위성 의존명사라고 하는데요.
하나, 둘, 셋 이렇게 숫자로만 세는 게 아니라
한 개, 두 개, 세 개 이렇게 “개”를 꾸며주는 형태로 표현합니다. 이때 쓰이는 “개”가 바로 단위 명사라는 거죠. 그런데 이 단위 명사는 무엇을 세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가장 크게는 세 가지로 나뉩니다. 이 세 가지만 맞추면 문법적으로도 맞고 자연스러운 문장이 됩니다.
1. 사람을 셀 때 : 명, 분
한 명, 두 명, 세 명,.......백 명, 이백 명
또는 1 명, 2 명, 3 명, 100명, 200명 이렇게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1,2,3을 “일, 이, 삼”이라고 읽으면 안 됩니다. 일 명, 이 명, 삼 명... 안됩니다.
지금 수를 세는 사람들이 바로 앞에 있고 존댓말을 써야 할 때는 “명” 대신 “분”을 씁니다.
한 분, 두 분, 세 분, …
여러분! 이럴 때 여러분도 사실은 여럿 + 분 이 합쳐진 말입니다.
예문]
자, 딱 세 분만 더 모시겠습니다!
이 자리에 이백 분 넘게 모이셨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어제 모임에는 열 분이 참석하셨습니다.
*놈
이건 욕입니다. 한 놈, 두 놈, 세 놈….
‘놈’은 사람, 특히 남자를 비하하는 말이거든요.
예문]
그런 나쁜 놈들과는 어울리지 마라,
이 놈이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소리를 지르냐?
이 놈들 썩 물러가지 못할까! (한국 사극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는 대사죠?)
*자매품으로 ‘새끼’도 있지요.
예문]
이 새끼 가만 안 둘 거야
저 새끼 잡아!
*아, 근데 새끼는 원래 어린 동물을 뜻한 말이에요. 새끼 호랑이, 새끼 고양이처럼요. 동물한테 쓰는 말을 사람한테 쓰면 욕이 되는 거지요.
욕 배우는 건 왜 이리 재밌을까요?
2. 동물을 셀 때: 마리
강아지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백 마리
3. 사물을 셀 때: 개
한 개, 두 개, 세 개
대부분의 사물에 개를 붙이면 다 맞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고급과정입니다.
양말이나 장갑처럼 2 개가 있어서 1 set가 만들어지는 경우에는 “켤레”라는 말을 씁니다.
예문]
양말 한 켤레 가져와
장갑이 다섯 켤레나 있네
여기서 양말이 한 개밖에 없으면 뭐라고 할까요?
예문]
양말 한 짝을 잃어버렸어요!
장갑이 한 짝만 남았어요.
여기서 나온 말이 “짝짝이”!
예문]
너 양말이 짝짝이네.
난 팔 길이가 서로 달라. 팔이 짝짝이야
얼마나 정신이 없었던지 신발을 짝짝이로 신고 갔어요.
짝짝이는 서로 짝이 맞지 않는 것을 말해요.
그 외에도 사물에 따라서 다양한 세는 말이 있어요.
꽃을 셀 때는 송이
장미 한 송이, 두 송이
옷을 셀 때는 벌
옷 한 벌, 두 벌, 티셔츠 한 벌, 바지 두벌….
배추와 풀을 셀 때는 포기
배추 한 포기, 두 포기, 풀 한 포기, 두 포기
연필을 셀 때는 자루
연필 한 자루, 두 자루…
상추나 깻잎, 종이처럼 얇고 넓적한 것을 셀 때는 장
상추 한 장, 두 장, 깻잎 한 장, 두 장, 종이 한 장, 두 장….
그런데 양배추는 통으로 셀 때는 한 통, 두 통 이렇게 세구요.
양배추 잎을 떼어서 셀 때는 양배추 한 장, 두 장 이렇게 센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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